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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랩 매거진

서점은 책으로 남지만, 사람으로 굴러간다

2026-02-05

 CLAB PICK!


책보다 먼저, 공간을 지키는 사람을 기준에 올린 선

서점을 떠올리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책을 먼저 생각합니다. 베스트셀러 진열대, 조용한 음악, 익숙한 향기. 
 하지만 그 공간이 매일 같은 모습으로 유지되기까지 무엇이 먼저 움직일까요. 정답은 책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교보문고가 인상적인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교보문고는 서점을 ‘문화 공간’이나 ‘브랜드 경험’ 이전에, 사람이 일하는 현장으로 바라봐 왔습니다. 


성과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보다, 공간을 유지하는 사람의 하루가 어떤 구조 위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살핀 겁니다. 


이 선택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보고서에 크게 쓰기에도 애매하죠. 


하지만 CSR 담당자라면 압니다. 조직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느냐는, 결국 운영 전반의 기준을 바꾼다는 사실을요. 


교보문고의 사례는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디서부터 생각했는가’가 기업의 태도를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보여줍니다.


기업명 교보문고
활동명 서점 현장 근무 환경 및 직원 경험 중심 운영
기간 상시 운영
유형 #근무환경개선 #조직문화
핵심 아이디어 서점을 '책의 공간'이 아닌 '사람이 일하는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현장 직원의 경험을 운영 기준에 반영 


조용한 공간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서점은 늘 정돈돼 있고, 질문은 언제나 친절한 답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 질서는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매대를 바꾸고, 동선을 정리하고, 같은 질문에 여러 번 답하는 반복 속에서 공간은 유지됩니다. 


교보문고는 이 익숙한 풍경을 다시 바라봤습니다. 


서점을 설명하기 전에, 누가 이 공간을 하루하루 지탱하고 있는지를 먼저 묻는 선택이었습니다. 


문화와 브랜드를 이야기하기 전에, 사람의 노동을 기준에 올리는 것. 과연 공간은 어디서부터 완성되는 걸까요.




보이지 않게 움직이는 하루

서점 직원의 하루는 고객보다 먼저 시작됩니다. 매대를 정리하고, 책의 위치를 조정하며, 공간의 흐름을 점검합니다. 


조용한 분위기 뒤에는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과 응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동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서점의 주인공은 늘 책이기 때문입니다. 교보문고가 주목한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공간은 사람의 손으로 유지되지만, 평가는 늘 상품과 매출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는 사실. 


이 간극을 그대로 두지 않겠다는 판단이, 사람을 기준으로 한 운영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공간을 만드는 사람을 기준에 넣다

교보문고는 서점 운영 전반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진열 방식, 응대 흐름, 업무 동선, 근무 환경까지. 


책을 더 잘 보여주는 방법보다, 사람이 일하기에 무리가 없는 구조인지가 먼저 검토 대상이 됐습니다. 


이 변화는 눈에 띄는 캠페인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신 운영의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공간을 평가할 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경험이 함께 고려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동안 가장 늦게 고려돼 왔던 요소를 기준의 중심으로 옮긴 선택이었습니다.



사람을 고려한 변화는 공간에 남는다

기준이 바뀌자 공간의 공기도 달라졌습니다. 매대를 대하는 태도, 문의를 받는 방식, 하루를 운영하는 리듬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이 변화는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집니다. 서점이 한결 편안해졌다는 인상, 오래 머물고 싶다는 감각으로 전해집니다. 


사람을 먼저 고려한 선택은 결국 공간의 품질로 이어집니다. 


교보문고의 사례는 ‘사람 중심 운영’이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공간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조용한 선택이 남기는 질문

이 선택이 서점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매출과 효율의 압박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기준 하나는 남았습니다. 공간을 이야기할 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을 빼놓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교보문고의 선택은 서점을 새롭게 만들기보다, 서점이 오래 유지되기 위한 조건을 다시 세운 결정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다른 기업에도 이어집니다. 우리는 공간과 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사람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