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9
CLAB PICK!
의류회사 曰, 우리 옷 사지 마세요.
한 기업이 고객에게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라고 말한다면, 그건 무모한 도발일까요?
파타고니아의 ‘Worn Wear’는 이 질문에 가장 매혹적인 답을 내놓습니다.
이 캠페인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소비 문화를 전면적으로 흔드는 선언이었죠.
옷의 수명을 늘리는 행동이야말로 가장 급진적인 환경운동이라는 철학, 그리고 그것을 실제 서비스로 체화한 점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특히,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수선 서비스와 중고 재판매 플랫폼을 통해 ‘가치 있는 지속가능성’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경험 가능한 현실임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역설적인 메시지가 오히려 브랜드 신뢰를 높였다는 결과는,
CSR이 곧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한 가장 선명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기업명 | 파타고니아 |
| 활동명 | Worn Wear |
| 기간 | 2013~진행중 |
| 유형 | 자원순환, 환경보호, 캠페인 |
| 핵심 아이디어 | 옷의 수명을 늘려 소비를 줄이는 것이 최고의 환경 보호라는 철학 전파 |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네
옷장 앞에 서면 늘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많은데 왜 입을 게 없을까.
유행은 빠르게 바뀌고, 어제의 옷은 오늘 쓰레기가 되죠.
끝없이 생산되고 쉽게 버려지는 옷더미는 지구의 숨을 점점 더 가쁘게 만듭니다.
파타고니아는 이 익숙한 풍경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생각했습니다.
새 옷보다 내 옷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해보자.
충격적인 광고 한 장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뉴욕타임스에 실린 전면 광고. 베스트셀러 재킷 사진 위엔 믿기 힘든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Don’t Buy This Jacket.”
파타고니아는 소비를 부추기는 날에 오히려 제동을 걸었죠. 단순한 카피가 아니었습니다.
과잉 생산·과잉 소비가 지구를 얼마나 파괴하는지 직관적으로 깨닫게 하는 장면이었죠.
이 광고는 브랜드의 철학을 세상에 선포하는 신호탄이자, 앞으로 이어질 ‘Worn Wear’ 캠페인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기업이 스스로의 매출을 위협하면서까지 던진 메시지는 충격이었고, 동시에 깊은 신뢰를 낳았습니다.

옷을 파는 게 아니라 고쳐준다고?
‘Worn Wear’는 옷을 오래 입는 행동을 구체적인 경험으로 바꿉니다.
전 세계 매장에서 고객은 전문가의 손길로 옷을 수선받을 수 있고,
이동식 수선 트럭은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 무료로 옷을 고쳐줍니다.
브랜드와 상관없이 누구의 옷이든 고쳐주기에, 파타고니아의 철학은 더 큰 공공재로 확장됩니다.
또한 입지 않는 옷을 매입해 세탁·수선 후 중고 플랫폼에서 다시 판매하는 구조는 자원의 선순환을 완성합니다.
소비자는 합리적이고, 기업은 지속가능하며, 지구는 숨통을 틔우는 ‘세 박자’의 시스템이죠.

사지 말랬더니 더 열광하는 사람들
이 역설적 캠페인은 ‘미닝아웃’ 세대와 맞닿으며 거대한 파급력을 낳았습니다.
‘사지 말라’는 메시지는 아이러니하게도 브랜드 충성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고,
파타고니아는 환경 친화적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중고 플랫폼은 수십만 건의 거래를 만들었고, 수선 트럭은 지역마다 작은 축제처럼 운영되며
참여자들의 SNS를 통해 또 다른 확산력을 얻었습니다.
CSR 활동이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통념을 깨고,
오히려 사회적 책임이 비즈니스 성과를 견인하는 가장 이상적인 선순환 모델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지 말라'는 말의 그림자
그러나 ‘사지 말라’는 말은 곧 ‘새 옷 생산을 멈추지 않는 현실’과 마주합니다.
파타고니아 역시 여전히 신제품을 만들고 판매합니다. 일부 비판자들은 이를 ‘브랜드의 역설’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캠페인의 진정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죠.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더 나은 방향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태도입니다.
‘Worn Wear’는 완벽한 해답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찾아가야 할 지속가능성 여정의 한 장면임을 일깨웁니다.
